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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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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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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에두아르트 폰 카이절링 (지은이), 홍진호 (옮긴이) 
  • 출판사을유문화사 
  • 출판일202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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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9세기 독일 문학을 대표하는 탐미주의 소설
「하모니」, 『파도』, 「무더운 날들」 수록

독일 데카당스 문학을 대표하는
카이절링의 대표작


에두아르트 폰 카이절링은 세기말의 우울한 정서를 묘사한 독일의 대표 작가로, 「디 벨트」는 토마스 만에 비견되는 중요한 독일 작가 중 한 명으로 지목한 바 있다. 토마스 만보다 더 예민하고 세련된 작가라는 평가를 받는 카이절링은 자연적인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붉은 여인’과 문명화된 삶을 상징하는 ‘하얀 여인’의 대립, 개혁적인 젊은 세대와 기존 규칙을 지키고자 하는 기성세대 간의 갈등 속에서 철저하게 통제된 삶을 살아가는 귀족들이 내적으로 붕괴해 가는 모습을 탁월하게 묘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은 카이절링의 소설 가운데 장편인 『파도(Wellen)』와 단편 「하모니(Harmonie)」, 「무더운 날들(Schwule Tage)」을 한 권으로 묶은 작품집이다. 1911년에 발표된 장편소설 『파도』는 카이절링의 소설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이 작품은 2005년에 독일 공영 방송인 ZDF에서 텔레비전용 영화로, 2013년에는 독일 지방 방송사 중 하나인 WDR에서 라디오 극으로 만들어진 바 있다. 이 작품에도 카이절링 문학만의 특징인 붉은 여인과 하얀 여인이 등장한다. 달빛을 받아 빛나는 바다와 파도 소리, 바람이 불러일으키는 흥분을 아프게 느끼는 롤로와 니니, 그들의 어머니 폰 부틀레어 남작 부인은 카이절링 문학에 등장하는 하얀 여인들을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반면 그들과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도랄리체는 붉은 여인이라 할 수 있다. 도랄리체는 기본적으로 문명화된 귀족 집단 소속이지만, 그녀가 가지고 있는 반문명적 성격, 즉 자연적인 생명력과 매력으로 인해 귀족 집단 내부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결국 그녀는 귀족 집단의 문명화된 삶을 견디지 못하면서 동시에 그들로부터도 배척당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자연적 생명력을 가진 귀족으로서 처음부터 모순적인 존재였던 도랄리체는 결국 자연과 문명의 경계인 해안을 유령처럼 떠도는 존재로 남는다. 『파도』는 이처럼 카이절링 특유의 우울한 정서가 여실히 드러나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대표작으로 손색이 없다.

19세기 독일 문학의 멜랑콜리한 감수성

「하모니」는 1905년에 발표된 단편소설로 병약한 젊은 귀족 부인 안네마리와 건강하고 에너지 넘치는 남편 펠릭스 폰 바세노우 사이의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펠릭스는 오랜 여행을 마치고 부인 안네마리가 기다리는 북구의 영지에 있는 성으로 돌아온다. 재회의 기쁨도 잠시, 두 사람은 곧 심각한 갈등에 빠진다. 안네마리는 자유분방한 펠릭스를 자신의 섬세한 감각으로 조율해 놓은 유미주의적 삶의 틀에 끼워 맞추려 하고, 펠릭스는 안네마리에게 그녀가 원하지 않는 거친 삶을 강요한다. 결국 펠릭스는 안네마리의 하녀와 부정한 관계를 맺게 되고, 안네마리는 때마침 아버지와 함께 자신을 방문한 삼촌 틸로와 플라토닉한 사랑에 빠진다.
카이절링은 일찍이 동시대를 살아간 지그문트 프로이트, 아르투어 슈니츨러 같은 당대의 여러 지식인들과 마찬가지로 정신이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을 억압하는 것으로 이해했으며, 따라서 정신이 주도하는 문명의 발달은 곧 생물학적 본성의 파괴, 즉 성의 약화와 생명력의 결여로 이어지는 것으로 이해했다. 이러한 저자 특유의 문학관이 잘 드러난 작품이 바로 「하모니」다.
「무더운 날들」은 성에 눈을 뜨기 시작한 사춘기 소년의 관점에서 아버지와 사촌 누나 사이의 불륜과 비극적 결말을 묘사하고 있다. 카이절링의 문학적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섬세한 심리 묘사와 탁월한 상징적 공간 묘사가 돋보이며, ‘하얀 여인–붉은 여인’, ‘문명화된 삶–자연적 삶’의 대립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좀 더 다채로운 인간관계를 그리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책에 실린 세 작품 모두 카이절링의 대표작이자 지금껏 국내 독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독일 문학의 탐미성이 무엇인지를 알려 주는 고전이다. 자연적인 생명력과 인위적인 문명의 갈등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카이절링의 소설은 독자에게 독일 문학 특유의 멜랑콜리한 감수성을 알려 주는 걸작이다.

저자소개

1855년 5월 15일 발틱의 독일계 지방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카이절링은 도르파트(오늘날 에스토니아의 타르투)대학에서 법학, 미술사, 철학을 공부했으나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퇴학당한 뒤 집안 및 지역 귀족들 사이에서 배척당하고, 시골로 내려가 어머니의 영지를 관리했다. 척수병 때문에 바트 외인하우젠에서 요양 생활을 하다가 뮌헨으로 이주한 후 ‘카페 슈테파니’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많은 예술가 및 작가들과 교류했으며, 특히 막스 할베, 프랑크 베데킨트, 라이너 마리아 릴케, 루돌프 카스너, 알프레트 쿠빈 등과 친하게 지냈다. 1903년 장편 소설 『베아테와 마라일레 — 성(城) 이야기』가 성공하여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고, 집안과의 관계도 좋아졌다. 이후 여러 잡지에 회화 및 문학 비평, 에세이 등을 발표하다가 시력을 잃으면서 사회적으로 고립되었다. 1918년 9월 28일 사망하여 뮌헨의 노르트프리트호프 묘지에 묻혔다.
카이절링의 소설은 발트해 지방의 고귀한 성과 정원, 숲과 야외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이유 모를 우울함으로 가득 차 있다. 또한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인물의 심리와 상징적 공간을 섬세하고 탁월하게 묘사하면서 문명화된 삶을 살아가는 귀족들과 자연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대립과 세대 간의 충돌은 물론 좀 더 다채로운 인간관계를 보여 주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장편 소설 『로자 헤르츠 양』, 『베아테와 마라일레 — 성(城) 이야기』, 『두말라』, 『파도』, 『휴일의 아이들』 등과 희곡 『봄의 오페라』, 『바보 한스』, 『베니크넨의 경험』, 그 외에 많은 단편과 에세이가 있다.

목차

하모니

파도

무더운 날들



해설: 에두아르트 폰 카이절링. 세기 전환기 몰락의 멜랑콜리

판본 소개

에두아르트 폰 카이절링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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